콜라비로 솜땀을 만들어 보았다 😋(feat, 파파야 샐러드)
작년, 치앙마이에 다녀온 나에게 친구가 물었다.
"그곳에서 제일 맛있었던 음식은 뭐였니?"
태국 음식들은 모든 게 성공적이어서 뭐 하나를 딱 이야기하기가 어려운데
그중에서도 제일 맛있었던걸 꼽으라면 단연코 똠양꿍과 파파야 샐러드다.
난 고수를 먹지 못하니 대부분 no 팍치 음식들이었지만.
고수를 잘 먹게 되면 현지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?
젠피나 깻잎 미나리 들깨 등등을 아무렇지 않게 먹는 것처럼
이 샴푸맛 나는 풀을 언제쯤이면 나도 아무렇지 않게 먹어볼 수 있을까.

야시장에서 구매한 3개의 음식. 우측에 있는 건 오징어말이꼬치? (이름 모름) 였는데.. 엄청난 양의 채 썬 고수가 들어있었다.
전혀 모르고 한입 베어 물었으니.. 어차피 이판사판, 잘 씹어서 넘겨보았다.
이런 상황이 아니면 고수가 들어간 음식을 언제 먹어보겠나.
제일 아래가 파파야 샐러드! 아무래도 처음 산 곳에선 파파야샐러드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보니
난 솜땀이라는 태국식 이름보다 파파야샐러드로 부르는 게 더 익숙하다.



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던 파파야 샐러드.
집으로 돌아가면 꼭 만들어 보겠다 다짐하고선 정작 라임쥬스만 쟁여놓고 잊고 지낸 몇 개월.
/ 라임 쥬스 사는 게 제일 쉬웠어요~
집에서 조리를 안 하다 보니 사야 할 재료들이 많다.
일단 파파야를 대신할 콜라비 와
방울토마토5~6알, 당근, 청량 고추 1개, 마늘 2알, 볶은 땅콩 4~50g, 피쉬소스, 설탕, 소금, 라임쥬스를 준비하고,
(모든 재료를 새로 구매한 덕분에 당분간은 원 없이 샐러드를 해 먹을 수 있을 듯 )


콜라비를 이등분해서 채 썬다. 이 녀석은 굉장히 맛있는 콜라비다. 당도도 굿. 이등분하고 남은 콜라비는 깎아서 생으로 먹어치움.
이걸 본 엄마는 양이 너무 적어 누구코에 붙이냐는 데
가만있어 보라 했다. ㅎㅎ
당근도 약간만 채 썰어준다. 나는 색감만 살짝 내기위함이라 조금만 썰어주었다.

큰 볼에
약간 으깬 볶은 땅콩 4~50g, 다진 마늘 2알,다진 청량고추 1개(씨를 뺀), 피쉬소스 3스푼(밥 수저 기준), 설탕 2스푼, 소금 1티스푼, 레몬이나 라임쥬스는 한두스푼 을 한꺼번에 넣고 잘 섞어 소스를 만들고, 채 썬 콜라비와 약간의 당근 + 2등분 한 방울토마토를 넣고 소스와 잘 섞어준다.

이렇게 완성되면 예쁜 그릇에 옮겨 담고 사진을 한 장 두 장 찍은 후 먹으면 된다. 굿!


직접 만들어 먹어보니 이 요리의 킥은.. 볶은 땅콩 이었다. 그냥 넣어도 맛있고 살짝 으깨서 넣으면 더 골고루 고소하게 먹을 수 있다. 😋
-번외-
이렇게 맛있기까지는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는데..



나름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콜라비 솜땀들. 👏🏾
깍둑 느낌으로 먹고 싶어 콜라비를 두껍게 썰은 날은 콜라비가 너무 맛이 없어 라임쥬스와 설탕을 조금 더 넣고 먹었다.
거의 쌩 무에 가까운 맛. 복불복이다. 콜라비가 이렇게 맛이 없을 수도 있다.
또는, 소스의 양과 콜라비양이 언밸런스하면 이 맛도 저 맛도 아니게 되기도 한다..
만드는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. (솜땀 하나 만드는데 한시간 걸리는거 실화?!)
뭘 만들다가 배가 몹시 고파지면 미고랭을 가운데 사진처럼 원리원칙만 중요시한 비쥬얼 그대로 먹게 되기도 한다.
내 인생, 미고랭 위에 계란을 얹지 못하는 날도 있다니!
😊👌🏽